한끼의 식사기금

공지사항

짐바브웨 구호활동보고서

2006.11.27

짐바브웨 현지구호활동은 윤경일 대표를 비롯해서 김희균, 최영순, 이정미님등 네 명의 구호대원이 파견되어 2006년 11월 11일~11월 21일까지 다양한 구호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다음은 구체적인 구호활동보고서입니다.

□ 현지상황 □

짐바브웨의 경제는 극도로 나빠져 있었다. 로버트 무가베 정권이 무분별하게 남발하는 통화정책으로 화폐가치가 끝없이 떨어져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식사비를 지불하려면 돈다발을 쌓아놓고 지불해야 할 판이다. 공식적인 환율은 미화 1달러당 짐바브웨 250달러이지만 실제 블랙마켓에서 거래되는 환율은 미화 1 달러당 1600 짐바브웨 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이 문제는 외국에서 송금하게 되면 현지 은행에서는 공식적인 환율인 1:250으로 적용받아 그만큼 외부지원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
짐바브웨의 에이즈 문제는 아주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은 에이즈 검사 받기를 거부한다. 워낙 높은 HIV positive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자신이 감염자로 들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웃사람이 에이즈로 죽어도 결핵이나 말라리아로 죽었다고 여긴다.
UN 에이즈계획 2006년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성인의 에이즈 감염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남부 아프리카의 스와질랜드로서 성인 3명중 1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있고, 이어서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순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
지난 7월 영국 NEF(신경제학 재단)에서는 세계 178개국을 대상으로 삶의 만족도, 평균수명, 에너지소비량, 환경조건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여 행복지수를 발표했는데, 제1위는 호주 부근의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가 선정되었고, 꼴지인 178위는 아프리카 짐바브웨가 꼽혔다. 현재 이 나라는 급전직하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 주요구호활동 □

1) 구웨루 Career Development Education Support(CDES) 프로그램
수도 하라레에서 4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가면 이 나라 3번째 도시인 구웨루에 도착했다. 2박3일간 일정으로 구웨루 주변지역을 다니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먼저 Career Development Education Support(CDES) 사무실을 방문하여 스텝들과 한끼의 식사기금에서 맡고 있는 프로그램 및 향후 시행할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 교환했다. 
한끼의 식사기금의 지원으로 구웨루 및 시골지역 학생들 117명에게 학비지원 및 농업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또 구웨루지역에 사는 15명에게 방과후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4월에 시작한 토끼 사육프로그램은 질병과 환경적인 제약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의 발생으로 실패하고 대신 치킨 프로그램이 시험 과정에 있었다.
향후 한끼의 식사기금에서는 이 지역 학생들의 학비 및 교육지원 program 확대, 농촌지역의 식량지원을 위한 치킨 및 염소사육 프로그램 확대, 채소재배 등 농업프로그램에 대한 지원확대를 결정하고 윤경일 대표와 CDES 운영담당인 미스 뷰티와 계약서를 작성했다. 환율 1;1600 적용시 연간 1만불(환율 1;250이면 비용 6배 증가)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CDES측에서 도움을 청해온 트럭 지원은 현지 활동가들에게 매우 필요한 장비이지만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진행하기로 했다.

2) 마밤보 프로젝트
하라레 외곽의 빈민지역 마부쿠에 위치한 에이즈 고아들을 위한 프로그램. 정확한 명칭은 “ Mabambo Learning Center For Orphans"이다. 성당의 땅을 빌려 건물을 짓고 운영하고 있는데 시스터 캐트린이 책임자이며 데니가 주요 실무자다.
마밤보 프로젝트는 총 48명의 에이즈 고아들에게 1년 단위로 취학전 공부(Tutoring)와 급식을 제공해 주고 있으며 아이들 중 일부가 학교에 들어가면 학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 학비 지원은 유니세프에서 제공해 주고 있으며 우리가 방문한 날 콩고, 탄자니아 등에서 유엔 참사관들이 마밤보에 들려 공부 실태를 견학하고 있었다.
한끼의 식사기금에서는 마밤보 스쿨에 대하여 식량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에이즈 고아와 관련된 40가족에게 향후 1년 동안 한 세대당 한 달에 메이즈(주요 식량인 옥수수) 30kg과 식용유 750mg씩 해서 총 옥수수 10kg짜리 1440 포대 및 식용유 36만 리터를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식량의 일부를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총금액은 인플레이션 정도에 따라 상당히 유동적이다.
향후 마밤보 스쿨에 있는 에이즈 고아들과 일대일 자매결연을 맺기로 하고 일차적으로 5명의 아이들을 선정했다. 따라서 본 단체의 후원회원을 비롯하여 뜻있는 분들은 누구나 에이즈 고아들을 위한 도움에 참여할 수 있다. 1인당 매달 1~2만원으로 책정.
3) "LIVING HOPE CHILDREN‘S TRUST" 프로젝트
도시빈민지역 중 하나인 뉴 타파라에서 스스로 걸을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인 찬다피와와 도로시 부부가 운영하는 보육원 프로그램이며 현재 16명의 버려진 어린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그들 부부는 보살핌을 받아도 부족할 정도로 심한 장애인이었지만 몇 평 남짓한 밭에서 채소를 키우고, 땅콩버터를 만들어 팔고, 또 병아리를 키워서 생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이제껏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는데 규모나 능력을 떠나서 이들 부부가 하고 있는 일은 기적에 가깝다고 해야 옳은 표현일 것이다.
짐바브웨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한 미인가시설이라 도움을 주고 있는 단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찬다피와씨는 누군가 조금만 도와주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한끼의 식사기금에서는 어린 아이들의 1년간 식량지원 및 의료비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한두평 남짓한 방에서 병아리처럼 붙어서 노는 아이들의 열악한 방 시설을 확대하고 싶다는 찬다피와씨의 제안에 대하여 우리는 전문가인 메리놀 수녀회의 제니스 수녀와 제반사항에 대하여 검토하여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4) 노턴유스센터 프로젝트
하라레에서 버스로 약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노턴 지역은 친여당 분위기가 아주 강한 곳으로 정치적 불안과 폭력이 상존하는 위험한 곳이다. 외국인이라곤 한국인 박치영 수녀가 유일하다.
박치영 수녀는 2002년부터 현지인 스텝 6명과 함께 방과후 학교를 운영해 왔다. 대상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학생까지이며 평상시에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인성 및 정서교육, 카운슬링, 에이즈 예방교육 등을 실시하고, 학교가 방학일 때는 일반학습도 병행하고 있다.
하루 한끼를 먹고사는 가난한 짐바브웨 청소년들에게 공부뿐 아니라 급식으로 식빵과 쥬스를 제공해주고 있고 현재 학생들의 숫자가 250명에 이르고 있다. 한끼의 식사기금에서는 짐바브웨의 미래를 위한 교육 투자에 힘쓰기로 하고 노턴유스센터의 연간예산의 상당 부분인 1만불(환율 1:1600 적용시 산정)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5) 에이즈 피해자 '냐라이’집 방문
냐라이는 24세의 처녀로 st. 패트릭 초등학교에서 한끼의 식사기금의 학비지원 프로그램인 채소밭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채소를 수확하여 내다팔고 그 돈으로 학생 10명에게 학비를 대고 있다. 그런 일을 통하여 그녀는 수당으로 CDES으로부터 한달에 3천 짐바브웨 달러(한국돈 2천원 정도)를 받고 지내는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녀의 가족 이야기가 참 기구하다.
현재 냐라이 가족은 할머니와 여동생, 인근 농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오빠 등 전부 4명이다. 냐라이의 할머니는 모두 7명의 자식을 두었는데 6명이 에이즈로 사망했다. 그녀의 집을 방문했을 때 할머니는 드럼통에 무엇을 넣고 굵은 나무 막대기를 계속 돌리고 있었는데 옥수수 술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생활고를 이기기 위해 술을 만들어 내다 파는데 노인의 힘으로 해내기가 정말 힘들어보였다.
그녀에게 생활고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염소 사육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나아가 냐라이와 유사한 사람들이 계속 생겨나면 그룹으로 FFW(Food For Work) 프로그램을 가동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6) 그 밖의 활동들
정신장애자(간질, 정신지체 등) 수용시설이면서 동시에 이들에게 학습을 가르치고 있는 짐케어 트러스트의 “무다바누 스쿨”을 방문하여 비타민제를 전해주었고, 조아지리 청각장애자 학교를 방문하여 학교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 학교 봉사자 한 사람이 한끼의 식사기금에서 지원하는 채소기금으로 토마토밭을 일구고 있는 현장을 방문하였다.
 
□ 맺음말 □
짐바브웨 사람들의 눈빛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평균 수명은 갈수록 떨어져 2004년도 유엔 통계가 평균 36세로 나왔으나 얼마전에는 34세까지 떨어졌다는 기사가 나온 바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사라지고 말 것이다.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말에 의하면 사람이 며칠 안보인다 싶으면 이미 세상을 뜨고 없다는 것이다. 에이즈로 인한 사망은 말할 것도 없고,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로 죽고, 감기가 심해져 폐렴으로 죽기도 한다. 워낙 영양실조 상태이니 조그만 상처에도 그대로 죽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짐바브웨의 사정이 나빠질수록 한끼의 식사기금에서는 그들을 위하여 해야 할 일들이 늘어날 것이다. ‘다함께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위하여 그 곳까지 날아가는 비행시간이 아무리 멀고 험난하다하더라도 우리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그들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